독서일지/일반도서

각각의 계절

스윙핸즈 2024. 2. 27.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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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 각각의 계절

날짜 : 2024.02.25
,작가 특징 : 권여선, 문학동네 출판사
책내용 요약 :
 
목차.
사슴벌레식 문답 … 007
실버들 천만사 … 043
하늘 높이 아름답게 … 085
무구 … 115
깜빡이 … 147
어머니는 잠 못 이루고 … 169
기억의 왈츠 … 201
 
p.21 어디로든 들어와. 그리고 가버렸다. 사슴벌레를 대변하는 듯한 그 말에 나는 실로 감탄했다. 너 어디로 들어와, 물으면 어디로든 들어와, 대답하는 사슴벌레의 의젓한 말투가 들리는 듯했다
p.37 나는 주문을 외우듯 다시 사슴벌레식 문답으로 돌아간다. 어디 로 들어와. 물으면 어디로든 들어와, 대답하는 사슴별레의 말을 의젓한 방어의 멘트도 아니고, 어디로든 들어왔다 어쩔래 하고 윽 박지르는 강요도 아닐 수 있다. 그것은 어쩌면 감당하기 힘든 두 려움의 표현인지도 모른다. 어디로든 들어는 왔는데 어디로 들어 왔는지 특정할 수가 없고 그래서 빠져나갈 길도 없다는 막막한 절 망의 표현인지도.
너 어떻게 이러냐? 니가 어떻게 이래?
나 어떻게든 이래. 내가 어떻게든 이래. 이렇게 되었는데 어떻 게 이렇게 되었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어.
어떻게 미안하지가 않아?
어떻게든 미안하지가 않아.
어떻게든 미안하지가 않다는 말은 미안할 방법이 없다는, 돌이 킬 도리가 없다는 말일 수도 있다. 우리가 지나온 행로 속에 존재 했던 불가해한 구멍, 그 뼈아픈 결락에 대한 무지와 무력감의 표 현일 수도 있다.
p.42 기억의 내용은 동일해도 그 뉘앙스는 바뀐 지 오래인데 말이다. 사슴 벌레식 문답처럼.
어디로 들어와?
어디로든 들어와.
어디로 들어와 이렇게 갇혔어?
어디로든 들어와 이렇게 간없어. 어디로든 나간 수가 없어. 어디로든••••••
갇힌 기억 속의 내 옆에 쌍둥이처럼 갇힌 지금의 내가 웅크리고 있다.
p.228 까만 어둠 속에서 내가 죽어버릴까.. 죽어버릴까... 토막난 말을 내뱉던 것과 경서가 내 등을 두드리며 그러지마, 그러지마. 달래던 기억도. 그런데 그 밤 그토록 마취한 상태에서 우리는 어떻게 오랜 시간 시외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올 수 잇었던 걸까....
 
 

내 생각 :

사실, 이런 소설은 싫다. 너무 현실적이고, 아무 생각을 하지 않아도 되는... 그러니까 어떤 논리나 유추를 하지 않아도 되는, 오직 감정에만 충실한 책은 좀 힘들다. 각각의 계절이 그러하다. 읽으라서 읽었는데, 읽어나가도 찝찝하고, 무슨 스토리를 말하려는 것 같아보이지도 않고, 단순히 삶을 빗대어 아름다운 문장을 만들려는 듯한 노력이 깃들여진 글들은 개인적인 취향이 아닌 것이다.
불편했던 부분은 이러하다. 살갑던 4친구 중 한명이 자살을 했고, 그렇게 황망하게 삶을 마무리 지어버렸고, 그에 대한 회상. 엄마와의 단둘의 여행. 마지막 이별여행처럼, 서로를 잘 알면서 잘 알지 못했고, 싱거운 우스겟소리 하나에 서로 울고 웃으며, 서로의 흔적을 반추하는 모녀의 여정. 그리고, 자신에게 다가온 어떤 사람과의 인간관계가 단순히 가까워졌다가 멀어졌다고~이젠 기억도 안난다고 하는 그 기억 저편에서 찾아낸, 사랑하는 이와의 서먹한 만남과 이별이 있었고, 그 이유들은 본인의 감정의 결정이 아닌,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바쁜 회사일 등의 바쁘고, 힘겨운 삶의 결과로 세심히 임하지 못했던 자신의 실수임을 깨닫는다. 그리고, 이 모든 줄거리가 한 사람의 이야기라는 것. 인생은 복잡한 것임을 설명하려는 듯.... 해서 불편하다.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된다. 인생은 불편하고, 복잡하고, 난해하고, 단순하지 않다. 그걸 애써 증명할 필요는 없다. 아무리 단순화 시켜도, 실제는 단순하지 않으니까.....
사슴벌레식 문답.은... 이 복잡한 인생의 괴로움을 면피할 수 있게 해주었다. 어떻게 그러냐? 어떻게든그래. 어떻게 미안하지 않냐? 어떻게든 미안하지 않아. 니가 어떻게 이러냐? 내가 어떻게든 이래.(p.34,37) 우리는 사실 설명할 수 없는 일들을 많이 벌리고 산다. 다 해명할 수도 없으면서... 사슴벌레식 문답의 답변이... 내 삶에 대한 해명이 되어주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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