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명 : 에밀리의 작은 부엌칼
날짜 : 2024.08.23
책,작가 특징 : 모리사와 아키오, 문기업, 문예춘추사
책내용 요약 :
*아름다운 얼굴이 눈꺼풀 뒤에 떠올랐다. 나오토 씨의 얼굴은 잘 떠오르지 않는데, 왜 그 사람의 얼굴은 이토록 선명하게 떠오르는 걸까. 할아버지 딸이자 나의 엄마인 그 사람은–. 이대로 할아버지를 혼자 남겨둘 셈인가? 나는 이불 위로 살짝 일어났다. 그리고 무릎을 안고 방충망 너머를 바라보았다. 달은 벌써 서쪽으로 이동해 보이지 않았다. 그래도 이 마을에는 창백한 달빛이 대각선으로 빛을 쏟아주어서, 마당에 우뚝 선 나무의 나뭇잎이 어둠 속에서 흐릿하게 떠올랐다.
*나는 있을지 없을지도 모르는 신에게 말했다. 이번에 도시로 돌아가서는 손톱을 짧게 깎고 살겠습니다. 일을 소개해준 교카 씨 체면이 깎이지 않도록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아무튼 저는 스스로의 힘으로 열심히 노력할 테니, 부디 할아버지의 건강을 잘 부탁드립니다. 마지막 한 문장은 진심을 꽉 담아서 빌었다.
*나도 일단은 부엌칼을 갈아서 생선 손질을 할 수 있을 정도는 되었으니, 조금은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
*이렇게 오랫동안 뭘 비는 것일까. 조금 신경이 쓰였지만 굳이 묻지는 않았다. 어차피 할아버지 성격에, 할아버지 스스로를 위해 무언가를 빌었을 리가 없고, 물어도 부끄러워서 대답을 해주지 않을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이다. 내 뒤에서 사라락 청량한 바람이 불어왔다
*내 삶과 존재 가치를 결정하는 사람은 나다.
*우와, 크다.” 안에는 거뭇거뭇한 도미 같은 생선이 있었다. 족히 50센티미터는 될 듯했다. “치누란, 감성돔을 말해요.”
*작별이 소란스러우면 소란스러울수록 마음은 더 아프고, 바로 돌아오기도 힘들다. 그러니까 훌쩍 사라졌다가, 그쪽에서 휴가를 얻으면 훌쩍 놀러오는, 그런 느낌으로 마무리하고 싶었다.
*불로 달구고, 물로 식히고, 마지막엔 망치로 두드리지. 그렇게 힘든 과정을 거쳤기 때문에, 완성된 풍경은 겉보기에도 좋고 음색도 아름다워지는 게다.” “응…….” 할아버지가 하려고 하는 말의 뜻은 충분히 내 가슴속에도 전달되었다. “알았어.” “그래…….” 나는 컵을 내려놓고 할아버지를 바라보았다. 할아버지도 나를 똑바로 바라보았다. “물론 무슨 말인지는 아는데…… 그래도 너무너무 힘들면…….” 띠링. 할아버지가 먼저 말했다. “다녀왔어, 라고 말하고 그냥 네 방으로 들어가면 그만이다.”
풍경을 연단하는 것.
다녀왔어...라고 무덤히 말하는 것...
*이 부엌칼은 에밀리가 싫어한 마이코가 아직 어렸을 때, 아버지의 날 선물로 용돈을 모아 사준 것이란다. 나는 잠시 그 편지지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할머니가 아니라 엄마가……. 아.
*지금 나에게는 무기가 있다. 내 인생을 부드럽게 바꿔줄 ‘작은 부엌칼’이라는 무기가, 이곳에 있다.
함께 나눈 생각 :
가볍게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책. 잔잔함이 힐링을 주는 일본소설 특유의 감성이 묻어나는 소설.
독서모임을 통해 찬찬히 읽었는데, 사실 뒷부분으로 가니까 좀 아까운 느낌이 들어서, 조금씩 잘라서 읽었음.
스토리에 다이나믹은 없는데, 그게 또 힐링이라나 뭐라나..... 내용을 다시 정리... 수정 보완.
1. 특히나 에밀리가 왜 사랑을 이루지 않고 스스로 떠난건지?
이건 남자의 감성으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었는데, 여성분들은 감성이 다르시더군요. 오호~
2. 프롤로그 대박.
칼을 들고 출발하는 프롤로그는... 왠지 그다음 엄청난 사건이 기다리게 만들..... 하지만.... 이 작가 글 잘쓰는 사람이었음... 프롤로그에 낚인 부분이 적지 않음...
3. 에밀리의 할아버지.
무심한 듯, 사랑을 베풀어주고, 이 시대의 진짜 어른이라는 의견... 들내지 않고, 조급하지 않고, 성급하지 않은, 실수를 덮어주고, 기다려주고, 물어보지 않는 어른들... 부모님의 이야기. 그런 진짜 어른이 사라진 시대, 또 진짜 어른이 우리는 될 수 있을까하는 주제로 각자 좀 되돌아보았음.
4. 에밀리처럼 복수할 사건들이 있었는지?? 큭큭...
복수할 사건 많다고,,, 누가? 말함...
5. 에밀리의 엄마.
엄마 역시 처음 엄마가 된 것이라서, 할아버지가 딸을 처음 키운 것이라서... 와 같은 이유로, 할아버지 덕분에 엄마를 이해하게 되기도하고, 이해하려 마음을 열려고 노력함.
6. 에밀리는 결국 회복, 그리고 도전.
세상으로 다시 나가려는 에밀리, 하지만 그래도 갖게 되는 두려움.
할아버지 왈~ "괜찮아~ 그냥 다시 와서 '다녀왔습니다'라고 말하면 돼~"
다녀왔습니다...라고 말하면 받아주겠다는 할아버지... 찡~
7.풍경을 연단시킴.
연단시킬수록 더 맑고, 청아한 소리가 남. 에밀리에게 이런 말을 해 준건, 마치 사람의 연단이 풍경의 연단과 같다는 말을 하는게 아닐까? 인간에게 있는 연단이.... 사람을 더 멋찌게... 만들어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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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책 개인적인 평점은 4점.(제손가락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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